강력범 수용소 부활시킨 트럼프, 자유보다 규율을 선택
알카트라즈 재개장…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았던 ‘알카트라즈 교도소’를 60여 년 만에 재개장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을 통해 “가장 폭력적이고 반복 범죄를 일삼는 자들은 미국 사회에서 분리돼야 한다”며 “알카트라즈를 다시 수용소로 복원하고 연쇄 범죄자들을 격리하겠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앞바다에 위치한 이 감옥은 과거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 등 악명 높은 인물들이 수감됐던 곳으로, 탈출이 불가능한 구조와 혹독한 수감 생활로 유명하다. 트럼프는 이곳을 “법과 질서의 상징”으로 다시 만들겠다는 것이다.
처벌 중심 사회의 회귀, 엘살바도르 CECOT도 롤모델
트럼프는 알카트라즈 외에도, 엘살바도르의 초대형 교도소 ‘CECOT’를 거론하며 강력범 수용소를 선진 모델로 평가했다. 중남미 최대 규모인 이 시설은 수천 명의 갱단을 법적 절차 없이 격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인권 논란과 동시에 치안 안정에 대한 긍정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지난해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 3만명을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하도록 한 행정명령을 내리는 등, ‘처벌 우선’ 기조는 명확해지고 있다.
삼청교육대의 그림자… 한국도 겪었던 ‘질서 중심주의’
트럼프의 정책을 보며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1980년대 전두환 정권 하의 ‘삼청교육대’를 떠올리는 이들도 있다. 사회악 척결이라는 명분으로 수많은 부랑자, 전과자, 심지어 무고한 이들까지 무차별적으로 구금하고 강제 노역과 폭력 훈육을 강행했던 삼청교육대는, ‘질서’를 앞세운 폭력적 국가통제의 대표적 사례였다.
비슷한 맥락에서, 오늘날 알카트라즈의 부활은 ‘국가 질서 우선’이라는 명분 아래 시민의 자유와 인권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온다.
세계화 이후, 다시 ‘규제 중심 시대’로?
전 세계가 자유무역과 민주주의를 외치던 세계화 시대는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불법이민 이슈 등을 계기로 한계에 직면했다. 트럼프의 자국우선주의(America First)와 같은 민족 중심주의, 경계와 통제 강화, 규율 기반의 사회 시스템은 점점 주류 정치 담론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완전 자유주의보다는 통제와 규제가 병존하는 ‘신(新)권위주의’ 흐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자유와 안전, 교화와 처벌 사이에서 국가의 선택은 갈림길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