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혁신 속 삼성전자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이했다. AI를 활용해 비즈니스 근본부터 혁신하겠다. 이를 통해 삼성은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회사, AI로 일하고 성장하는 회사로 전환하겠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 사장이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5’에서 밝힌 AI 드리븐 컴퍼니(AI Driven Company) 방향성이다. 어떤 업무든 AI에 기초하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등 제품 영역에서는 상황별 적확한 AI를 적용 및 소비자에게 확산시킨다는 것이 골자. 전영역 ‘하이브리드 AI’화를 선언한 삼성전자의 AI 청사진이 삼성과 오픈AI의 파트너십 체결로 한층 탄력받게 됐다.
삼성은 지난 1일 챗GPT 운영사인 오픈AI와 글로벌 핵심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LOI)을 체결했다. 오픈AI와 LOI를 체결한 삼성 관계사는 삼성전자, 삼성 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4개사다. 삼성은 오픈AI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기술 등 역량을 함께한다. 전방위 협력 체계를 다진 삼성은 내부 기술 개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챗GPT의 사내 확대 도입도 검토 중이다.
그간 삼성전자는 내부적으로 챗GPT 등 외부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대신 자체 개발한 AI 모델인 ‘가우스’만 쓸 수 있었다. 이번 오픈AI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계기로, 가우스는 물론 챗GPT 병용이 예측된다.
앞서 노태문 사장은 지난 IFA에서 “AI 발전과 전환기에 가장 중점 두는 부분은 DX부문 전체 사업 내 제품, 기능, 서비스에 빠르게 최신 AI를 적용 및 고도화 하는 것이다. 가우스에 국한하지 않고, 파트너사와의 AI 모델을 적극 활요해 최적 조합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린다.
모바일·가전 등 제품에 있어서도 챗GPT가 삼성전자 AI 역량을 한층 높일 것이란 기대감도 고개를 든다.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 사업부 출신인 노태문 사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갤럭시 AI’를 이식한 경험을 살려, 가전부문에는 ‘비스포크 AI’, TV영역엔 ‘비전AI’를 더하며 AI 드리븐 컴퍼니 퍼즐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자체 AI만을 고집하기 보단, 외부 AI를 적극 도입하는 ‘하이브리드 AI’도 시사했다. 특히 노 사장은 AI 사용을 위해선 스마트폰이나 PC 등 하드웨어가 필요하다는 점을 짚기도 했다. 하드웨어에 기반을 둔 삼성전자가 빅테크와의 열린 협력을 통해 진정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AI 강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오픈AI와 삼성전자의 협력이 제품에서 가시화 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시기는 내년 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부문 사장은 지난 7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출시될 갤럭시 S26 시리즈와 관련,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구글 제미나이 외에도 오픈AI, 퍼플렉시티AI 등과 (갤럭시 탑재를 두고)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